한국에서 학문이 가능한가?(정범모 저)

몇주전 신문을 보다가 한 책의 소개에 눈이 가게 되었다. 평소에 신문의 책소개는 빼 놓지 않고 보는 공부하는 사람의 습성 탓이었는지도 모른다. 이번 책은 좀 특이한 느낌이 들었는데 우선 책 제목(엄밀히 하면 소제목)이 우선 흥미를 끌었다는 점이다. 한국에서 학문이 가능한가, 약간 도발적인 제목이기도 하고 어찌보면 정년하신지 오래된 정범모 선생님의 글이어서 자유스럽게 쓰실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서점에서 한권 구입했다. 처음에는 논문들로 채워졌을 거란 생각으로 펼쳐보았는데 짧은 글들로 된 책이어서 약간의 실망감(?)으로 천천히 읽다가 보니 평소에 생각하고 피부로 느끼고 있었던 대학 주변의 문제를 건드린 글들이 많아서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. 역시 읽고 난 후의 느낌은 대학에서 조금 떨어져 계신분의 글이라 직접 여러 대학문제들을 지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내가 지닌 평소 생각을 다시 환기시킬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. 초심을 잃지 말고 정신차려라 하는 목소리로 들렸으니 말이다. 하여튼 공부를 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아서 간략한 소개를 하였다. "긴 세월 별 심각한 반성 없이 타성적으로 길러진 한국 학계의 정신풍토에는 여기에 거론한 것 이외에도 반성해야 할 관례들이 더 있을 것이다. 한국에서 학문이 국제수준 이상으로 가능하려면 학자, 학회, 학계도 가끔은 스스로의 풍토를 분석하고 성찰하는 기회를 가져야 할 것으로 믿는다(p.173)" 양정호